100 ISSUES

할매들에게 언어를 찾아준

군산시 늘푸른학교의 문해교육

군산시 늘푸른학교는 글을 배우지 못한 문해학습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배움터이다. 글을 읽거나 쓰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글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영어, 수학, 음악, 미술 등 다양한 교과 과정과 문해한마당(학예발표회) 및 현장체험학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어르신들에게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활로를 만들어주고 있다.

늘푸른학교, 13년의 시간

군산시 늘푸른학교 문해교육은 2008년에 시작하여 올해로 벌써 13년째를 맞았다. 전국 문해교육의 포문을 연 늘푸른학교는 다른 지역의 기관이 늘푸른학교의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할 정도로 전국 문해교육 기관의 기반을 다잡아주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군산시 관내 42개소 늘푸른학교 학습장에서 기초문해반, 학력인정반, 예비중학반 등 55개의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약 690여 명의 학습자들이 30명의 문해교육사에게 다양한 교육을 받고 있다.
그중 학력인정반은 교육과정을 이수할 경우 초등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지만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학교에 갈 수 없게 되자 학습자들은 학교가 문을 닫을까, 조금이라도 학력인정에 차질이 생길까 걱정했다. 이에 늘푸른학교는 학습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모바일을 통한 비대면 수업을 추진했다. 문해교육사들은 학습자 단계별로 가정학습지를 만들어 우편으로 보내고, 15분 가량 학습자와 직접 통화를 통해 수업을 진행했다. 전화로 하는 수업은 1:1 개인 학습지도 뿐만 아니라 학습자들의 안부를 묻기도 하는 등 상담의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직접 얼굴을 보며 수업을 할 수 없어 많이 아쉽지만 전화로라도 수업을 할 수 있게 되어 문해교육사도, 학습자도 학습의 끈을 놓지 않고 지속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워했다.

군산시 늘푸른학교 문해교육 모바일 수업 장면

군산시 늘푸른학교 문해교육 온라인 수업을 위한 가정학습지

할매, 시작(詩作)하다

문해학습자들은 그동안 문해교육을 통해 글을 깨우치고, 나아가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시를 써 내려가 그 결실을 맺는 『할매, 시작(詩作)하다』라는 제목의 시집을 발간했다. 시집은 문해학습자들이 글을 배우기 전, 가족에게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사랑, 배우지 못해 서러움을 느꼈던 당시의 감정, 한글자 한글자 글을 배워가면서 느꼈던 희망과 보람, 어르신들이 그간 살아온 날들을 꾹꾹 눌러 쓴 기록이다.
특히 시집에는 문해교육을 시작한 지 5년이 된, 92세 어르신의 시가 수록됐다. 어르신은 늘푸른학교에 다니기 전에는 경로당에서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다가, 글을 배우고 나서는 세상이 달라 보인다며, 그동안 몰랐던 인생의 희망을 찾았다고 말했다. 글을 막 깨우친 학습자들은 그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의 한을 시집에서 말한다.
또 다른 김정순 학습자는 “늦게라도 배움을 통해 많은 것을 느꼈고, 선생님들과 다른 학습자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외롭지 않았다. 이제 세상이 다 보이고 학교가 낙원처럼 느껴진다”고 소회를 전했다.

군산 늘푸른학교 <할매 시작(詩作)하다> 시집


군산시 늘푸른학교 강미희 팀장

늘푸른학교와 문해학습자들의 내일과 희망

시인으로 새로 태어난 어르신들은 각기 다른 사정으로 배움의 기회를 놓쳤지만, 배움을 놓으려고 하진 않았다. 젊은 시절, 농삿일과 바느질로 빚은 옛 이야기는 이제야 글이 되어 탄생했다. 수십 년의 인생이 짧은 시 한 편에 모두를 담을 수 없었지만 늦은 나이에 문해교육을 통해 세상의 눈을 다시금 뜨게 되었다.
늘푸른학교 강미희 팀장은 “코로나19로 올해 진행하지 못한 중학 학력 인정 과정을 내년에는 진행하고 싶다. 어르신들이 배움의 열망이 넘쳐 오르고, 문해교육사들 또한 학생들과 다시 만나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싶다”며 내년의 포부를 전했다.
100세 시대, 배움에는 끝이 없고 시기가 없다고 하듯, 문해교육이야말로 평생학습의 시작과 다름없다. 군산시 늘푸른학교의 학습자들은 단순히 글을 깨우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세상과의 소통을 꿈꾼다. 모두가 처음이라 서툴고 느리지만 그 끈을 놓지 않는다면 100세 시대에 다시금 희망과 꿈을 찾는 곳, 군산시 늘푸른학교는 문해교육을 통해 평생교육의 꿈을 되찾아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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